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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봄도, 여름도.. 전혀 느끼지 못하고 보냈다.

이제 곧 가을인데.. 가을은 느낄 수 있으려나..?

봄에 집콕하면서 가을이 오면 많이 돌아다녀야지 했건만..

가을이 코앞인데.. o(TヘTo)



9월의 기도 (박화목)


가을 하늘은 크낙한 수정 함지박

가을 파란 햇살이 은혜처럼 쏟아지네

저 맑은 빗줄기 속에 하마 그리운

님의 형상을 찾을 때, 그러할 때

너도밤나무 숲 스쳐오는 바람소린 양

문득 들려오는 그윽한 음성

너는 나를 찾으라!


우연한 들판은 정녕 황금물결

훠어이 훠어이 새떼를 쫓는

초동의 목소리 차라리 한가로워

감사하는 마음 저마다 뿌듯하여

저녁놀 바라보면 어느 교회당의 저녁종소리

네 이웃을 사랑했느냐?


이제 소슬한 가을밤은 깊어

섬돌 아래 귀뚜라미도 한밤 내 울어 예리

일 새벽에는 찬 서리 내리려는 듯

내 마음 터전에도 소리 없이 낙엽 질 텐데

이 가을에는 이 가을에는

진실로 기도하게 하소서


가까이 있듯 멀리

멀리 있듯 가까이 있는

아픔의 형제를 위해 또 나를 위해




구월을 드립니다 (김민소)


장미와 싸우다가

살갗이 떨어져 나가고

뼈마디 숭 숭 뚫렸다 해도


다시 누군가의

단풍 되고 싶은 그대에게

구월을 드립니다.


잔혹한 현실때문에

후미진 뒷골목 벤치에 앉아

꺼억 꺼억 을다가도


다시 누군가의

열매가 되고 싶은 그대에게

구월을 드립니다.


미약한 자신이 싫어

삶의 오선지마다

높은 음자리를 그리다가도


다시 누군가의

낮은 음자리가 되고 싶은 그대에게

구월을 드립니다. 



9월 목필균

태풍이 쓸고 간 산야에
무너지게 신열이 오른다
모래알로 씹히는 바람을 맞으며
쓴 알약 같은 햇살을 삼킨다
그래, 이래야 계절이 바뀌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한 계절이 가는데
온몸 열꽃 피는 몸살기가 없을까
날마다
짧아지는 해 따라
바삭바삭 하루가 말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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