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네 안에서 너를 찾았다. 네 안에 갇혀있는 것도 모른채밤새 짐승처럼 울부짖으며헤매 다녔다. 벗어날 수 없는 숲가도 가도 빠져 나갈 길은 없다. 묘한 일이다.그토록 너를 찾고 다녔는데너를 벗어나야 너를 볼 수 있다니 네 안에 갇혀있는 것도 모른 채나는 한 평생너를 찾아 헤매 다녔다. 낮은 곳으로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낮은 곳이라면 지상의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한 방을도 헛되이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너를 위해 나를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너는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밤새 내린 비 간밤에 비가 내렸나 봅니다.내 온몸이 폭삭 젖은 걸 보니 그..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국내도서 저자 : 김용택 출판 : 예담 2015.06.04상세보기 도깨비에 나왔던 시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에 수록되어 있는 시 몇편을 소개합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 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
끌림 - 이병률 산문집 #001 '열정'이라는 말 열정이란 말에는 한 철 태양이 머물다 지나간 들판의 냄새가 있고, 이른 새벽 푸석푸석한 이마를 쓸어올리며무언가를 끼적이는 청년의 눈빛이 스며 있고, 언제인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타고 떠날 수 있는 보너스 항공권 한 장에들어 있는 울렁거림이 있다. 열정은 그런 것이다. 그걸 모르면 숨이 막힐 것 같은 어둠에 놓여 있는 상태가 되고,그걸 갖지 아니하면 신발을 신지 않은 채 낯선 도시에 떨어진 그 암담함과 다르지 않다. 사랑의 열정이 그러했고 청춘의 열정이 그러했고 먼 곳을 향한 열정이 그러했듯가지고 있는 자와 가지고 있지 않은 자가 확연히 구분되는 그런 것.이를테면 열정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넌 자와 건너지 않은 자로 비유되고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강물에..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국내도서 저자 : 김용택 출판 : 예담 2015.06.04상세보기 도깨비에 나왔던 시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에 수록되어 있는 시 몇편을 소개합니다. 사랑의 물리학 -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백 년 - 이병률 백 년을 만날게요 십 년은 내가 다 줄게요 이십 년은 오로지 가늠할게요 삽십 년은 당신하고 다닐래요 사십 년은 당신을 위해 하늘을 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