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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피던 날 - 용혜원
겨울내내
드러내지 않던
은밀한 사랑
견디다 못해
어쩌지 못해
봄볓에 몸이
화끈하게 달더니
온 세상 천지에
소문내고 있구나
기뻐서 어쩔줄을
모르는구나
웃음 꽃 활짝 피워
감동시키는구나
벚꽃 - 이외수
오늘 햇빛 이렇게 화사한 마을
빵 한 조각을 먹는다.
아 부끄러워라.
나는 왜 사나.
산벚꽃 - 김용택
산 너머에 그대 있다면
저 산을 넘어 가보기라도 해볼 틴디
저 산 산그늘 속에
느닷없는 산벚꽃은
웬 꽃이다요
저 물 끝에 그대 있다면
저 물을 따라가보겄는디
저 물은 꽃 보다가 소리 놓치고
저 물소리 저 산허리를 쳐
꽃잎만 하얗게 날리어
흐르는 저기 저 물에 싣네.
벚꽃 - 오세영
죽음은 다시 죽을 수 없으므로
영원하다.
이 지상에서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영원을 위해 스스로
독배(毒杯)를 드는 연인들의
마지막 입맞춤이
벚꽃은
아름다움의 절정에서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종말을 거부하는 죽음의 의식(儀式),
정사(情死)의 미학.
벚꽃 유정 - 임영준
꽃잎이 눈을 가리고
향기가 길을 막는가
번지는 분홍이
스쳐 가는 바람이
주마등을 밝히는가
일상을 품고 있으니
외면하지 않는 게지
바라보기만 해도
짜릿하게 답하는 게지
오랫동안
지켜오고 달래주었으니
함박 웃어줘야지
잠시나마
황홀하고 행복했으니
아련하게 보내야지
벚꽃, 바람부는 날의 고독 - 김윤자
연분홍 꽃등 알알이 불 켜들고
그렇게 봄을 밝히셨거든
가시는 걸음은 고요해야지요
바람이 꽃잎을 휘몰아 간다고
목숨이 다 한 것은 아니지요.
꽃 진 자리 아물고 나면
작은 날개 돋아날테고
푸른 기도로 솟아 오르면
열린 하늘, 비원의 숲은
그리 멀지 않을 것입니다.
깨알같은 글씨로 쌓아올린
탑길을 따라가다 보면
해거름 널브러진 슬픈 길목에서도
꿈꾸어 노래하시던 청산을 만나실테고
겁없이 불어오던 비탈 바람 잠재울
솔수펑이는 있겠지요
여기까지만 견디시면 됩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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