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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시그널2를 보는 내내 현우와 영주에게 몰입하고 있었는데요, 끝나고 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도균이가 현주에게 '사람이 온다'를 써준 것과, 마지막회에서 현주와 도균이가 10분 동안 대화했던
장면이네요.
"네가 읽었으면 좋겠는 페이지에 꽂아놨어 카드"라고 하며 [바다는 잘 있습니다] 시집을
현주에게 건네주지요.
현우가 카드를 꽂아둔 페이지를 현주가 읽을 때 글자가 잠깐 화면에 비치는데요,
그 시가 바로 이병률님의 '몇 번째 봄'입니다.
그 시를 찾아서 읽어보다가 마음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어요.
아마도 도균이의 감정에 몰입을 하다 보니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도균이의 마음을 생각하니 따뜻함과 슬픔이 같이 느껴지더라고요..
현주는 도균이에게 "오빠랑 있으면 내가 되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그게 너무 고마워"라는
말을 하며 계속 눈물을 흘렸는데요, 아마 현주는 도균이에게 고마운 마음과 선택하지 못하는 미안함..
등등 여러 가지 감정이 뒤엉켜서 가슴이 많이 아팠을 것 같습니다.
전 시의 마지막 구절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내 무릎 속에는 의자가 들어 있어
오지도 않는 사람을 기다리느라 앉지를 않는구나"
그리고, 대화 마지막쯤 도균이가 "현주가 왔다"라고 말하며 웃는 장면이
애잔하면서도 참 따뜻하고 예쁘다는 느낌이었어요.
몇 번째 봄 읽어보시고, 아래 캡쳐장면 보시면서
하트시그널2를 다시한번 떠올려보세용ꈍ◡ꈍ
몇 번째 봄 _ 이병률
나무 아래 칼을 묻어서
동백나무는 저리도 불꽃을 동강동강 쳐내는구나
겨우내 눈을 삼켜서
벚나무는 저리도 종이 눈을 뿌리는구나
봄에는 전기가 흘러서
고개만 들어도 화들화들 정신이 없구나
내 무릎 속에는 의자가 들어 있어
오지도 않는 사람을 기다리느라 앉지를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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